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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Biz] 민생회복 소비쿠폰, 식자재마트 사용 두고 갑론을박…전문가들 “소상공인 필요시 확대”
관리자
2025.07.15

오는 21일부터 지급되는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에 ‘식자재마트’를 포함할지를 두고 유통업계와 상인들 사이에 의견 차가 발생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상인연합회는 “식자재마트가 소비 쿠폰의 블랙홀이 될 것”이라며 전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식자재 업계와 외식업 소상공인들은 식자재마트를 사용처로 확대해 달라고 주장한다.

 

최근 여당과 정부는 식자재마트를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에 포함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비수도권 지역의 편의시설 접근성 등을 고려해서다. 정부는 소비쿠폰을 연매출 30억원 이하 매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했으나, 지방의 현실을 고려해 식자재마트에 대해서는 보다 완화된 매출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공연과 전상연은 지난 8일 입장문을 내고 “식자재마트를 포함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사용처 확대 방침은 경기 활성화와 지역경제 선순환이라는 본래 목표를 훼손하고 정책 효과를 반감시킬 것”이라며 쿠폰 사용처 확대 논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식자재마트는 영업시간 제한이나 의무휴업일 등 규제가 적어 사용처에 포함되면 쿠폰 사용이 쏠릴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형평성 문제도 식자재마트 포함을 반대하는 이유다. 정부가 쿠폰의 사용 기준을 연 매출 30억원 이하로 설정한 데다가, 기업형슈퍼마켓(SSM)도 소비처에서 빠진 상황에서 연 매출 규모가 평균 50억~60억원 규모인 식자재마트를 포함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식자재유통협회는 “국내 농산물의 주요 판매 공급처인 식자재마트를 지원해야 경기가 활성화될 것”이라며 “소비쿠폰 사업 대상 업종에 식자재마트를 포함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냈다. 식자재마트의 주요 고객이 외식업계에 종사하는 소상공인이라는 점에서 사용처 확대가 오히려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식자재마트는 음식료품을 주로 취급하는 유통 매장 중 면적이 3000㎡(약 900평) 미만인 마트다. 외식업 소상공인들이 식료품을 구매하기 위해 주로 이용하지만, 일반 소비자들도 방문한다. 한국식자재협회에 따르면, 식품 판매업을 영위하는 매장 1743개 중 외식업 종사자를 주 고객으로 하는 도매형 매장은 394개, 소비자를 주 고객으로 하는 소매형 매장은 1287개다. 도매 매출 비중은 각각 50%, 10%다. 연 매출액은 대부분 50억~60억원 수준이다.

소상공인 중 외식업에 종사하는 이들도 민생소비쿠폰 사용처 확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시 동대문구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김학순 대표는 “가게 운영이 갈수록 힘들어져 소비쿠폰을 받으면 운영자금으로 쓸 생각”이라며 “외식 소상공인들이 재료를 구매하러 자주 방문하는 식자재마트 등이 소비쿠폰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같은 소상공인 내에서도 목소리가 갈리는 이유는 소공연은 전통시장, 제조업, 외식업 등 다양한 업종이 모인 단체라 식자재마트를 경쟁자로 인식하는 반면, 외식업 소상공인들은 식자재마트를 주로 이용하는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소상공인 내에서도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식자재마트의 포함 여부에 대해 의견이 갈린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가 필요하다면 식자재마트를 사용처로 지정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봤다.

한국중소기업학회장을 지낸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식자재마트 이용 주체는 외식업 소상공인”이라며 “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식자재마트 사용이 필요하다고 하면 열어주는 것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했다.

이 교수는 다만 “(식자재마트가 사용처에 포함된다면) 소비자들이 쿠폰을 식자재마트에서 사용하게 돼 본래 정책 취지에 어긋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소비자들의 사용처와 자영업자들의 사용처를 구분해서 정교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말했다.

작성자: 조선biz 김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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